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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me at me2DAY
 사실 진작부터 쓰려했던 글인데, 여행기를 다 쓰고나서 써야지, 했던 글이 이제야 쓰게 되었다. 이 귀차니즘이란.
 뭐 거창하게 이름 붙여 놓은것 같지만, 사실 그냥 여행을 다녀와서 '일본은/홋카이도는 이렇더라..'하는 감상을 조금 써보려 하는 것 뿐이다. 밝혀놓듯, 나무를, 그것도 아주 잠깐 보고서 숲을 논하는 꼴이긴 하다.

1. 친절
 흔히들 일본 사람들, 일본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면, '혼네(本音)'와 '타테마에(建て前)'를 자주 언급한다. 혼네는 우리말로 하자면 본심, 정도가 될것이고, 타테마에는 표현 정도일까? 간단히 말해 본심은 그와 같지 않은데, 그런것처럼 행동하는 이중성을 가르키는 말이다.
 일본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혼네가 아니다, 교육과 문화에 학습된 타테마에에 불과한 것이다, 라는 식의 논리를 펴며 혹자는 그런 그들의 이중성을, '진정한 친절'이 아니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겪어본 그들의 친절, 혹은 타테마에는 훨씬 좋았다. 사실 그런 이중성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다들 직선적일까? 가게에 들어설 때 반갑게 인사하는 종업원, 무언가를 물어볼때 귀찮아하지 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친절을 우리는 좋게 여기지만, 과연 그것이 그들의 본심일까, 하고 얼마나 따져보는지.
 타테마에에 불과하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을까. 어차피 피상적인 관계에 불과할 뿐인걸.
 그런 점에서, 그런 타테마에는 오히려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려고 리무진 버스를 기다릴때, 그 버스 승차를 안내하는 아저씨를 보며 나는 여실히 느꼈다. "아, 아줌마! 거기 서 계시면 어떡해요! 이쪽으로 오세요, 서울역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어디 가시는데요, (서울이요) 아, 서울 어디요!"
 이런게 한국식 혼네일까? 진실한, 친근감 있는 모습?
 글쎄올시다. 난 형식적인 타테마에가 훨씬 좋은것 같은데.

 아, 그리고 그것도 타테마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이상하게 얼굴에, '나는 현재 만족스럽습니다.'라고 써 있는것 같았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도, 정말 그 일을 즐겁게,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마지못해 난 이걸 하고 있지만,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그러니 날 귀찮게 하지 말아주세요, 하는 표정은 거의 못 본것 같은데. 이건 정말 순전한 내 느낌이지만.

2. 내국인 중심
 폭설을 뚫고 삿뽀로에 내려 입국장에 처음 들어선 순간부터, 인천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아.. 확실히 내국인(일본인) 위주로 움직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선 탑승구는 저쪽 구석에 숨겨(?) 놓고. 국내선 탑승장쪽은 거의 일본어로만 안내가 가득가득 되어있고. 아주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면 변변한 영어 안내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실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싶긴 하다. 우리나라에서 내가 외국인의 입장이 되어본 것이 아니니까. 다만,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못된 심보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모습을 본다면 '뭔가 미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반해, 그들에게선 뭐랄까, 자존심이랄까, 자부심이랄까.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며 흔히 하는 말처럼, '일본에 왔으면 일본어를 해야지.' 라는 메시지가 느껴진다. 괜한 자격지심인가?
 그러나 이 부분은 확실히 불편하긴 했다.
 삿뽀로 역 매표소(트윙클 센터, 미도리노마도구치) 등에서도 일본어 외엔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이 거의 없고. 호텔 프런트에도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고. (뭐 아주 특급 호텔이 아니어 그랬겠지만.) 우리나라도 그런가? 이 역시 우리나라에선 (거의) 우리말로만 의사소통를 하니. 그래도 내 생각엔 저 정도의 곳들에선 영어로 통할거라 생각하는데. 시청이나 명동쪽에 나가면 우리말도, 영어도 거의 못하는 일본 관광객들이 잔뜩 돌아다니는걸 보면.

3. 눈
 홋카이도엔 정말 눈이 많이 온다. 그곳 사람들은 '눈'과 낭만적인 이미지를 전혀 연결하고 있지 못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오타루에서는, 바닷가 항구 도시다 보니, 눈을 가득 실고서 바다로 향하는 트럭들이 정말 많았다. 아마 바다에다 버리려는게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이것 때문에 비행기도, 심지어 기차도 굉장히 자주 결항, 지연되는데, 그들은 묵묵히 그걸 받아들이는게 굉장히 놀라웠다.
 첫날 힘겹게 힘겹게 공항에 도착했을때, 국내선 청사쪽엔 비행기가 결항돼 엄청난 사람들이 마냥 비행기가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스키/보드를 타러 온 것 같은 타지 사람들로 보였는데, 어디선가 담요를 꺼내서는 깔고 앉아 조용히 대기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작년 봄이었나, 가족들과 제주도 갔다가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된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있으면 알겠지만, 날씨가 나빠도 모든 비행기가 바로 결항되지는 않는다. 계속계속 스케쥴이 연기가 되다가, 한참 후에야 결항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다. 그때, 그 공항에 있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는데. 물론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괜히 비행사 창구에 가서 항의를 하고(비행사 직원들이 날씨가 그런걸 어쩌겠는가. 안전상 이유로 출발 못한다는데 거기 앉아있는 직원이 무슨 힘이 있을까), 새치기 했다며 다툼도 벌어지고, 우는 아기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 큰 소리로 전화하는 사람들.
 그때의 기억과 비교하며, 꽤 놀라웠다.
 홋카이도에 사는 사람들이야 자주 있는 일이니 그럴 수 있다쳐도, 공항에 있던 타지 사람들은 안 그럴법도 한데.
 선진국이란 이런건가, 국민성이란게 이런건가,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다 써놓고 보니, 너무 친 일본적인건가..
 어쩌면 그럴수도 있다. 친일, 이라는 용어에 부여되어 있는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너무나 (나쁜 쪽으로) 커서 그렇지, 사실 난 대단히 일본에 우호적인 것 같다. 일종의 동경의 대상일까?

posted by 내껌
 2008년 2월 27일, 수요일
 삿뽀로, 서울 모두 맑음.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 아니, 이미 어제로 '여행'은 끝나버렸구나.
 호텔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나왔다. 아.. 오늘은 어찌 이다지도 날씨가 좋단 말이냐. 야속한 날씨 같으니.
 2시 출발 비행기, 시간이 좀 남아서, 삿뽀로 역에 도착해 JR 삿뽀로 타워에 올라갔었다. 삿뽀로의 새로운 상징이 되었다는 JR 삿포로 타워의 T38전망대. 백화점을 지나서, 엘레베이터를 갈아타고, 다시 전망대 전용 엘레베이터를 타고서 올라간 전망대.
 엘레베이터를 내리자마자, '아.. 어젯밤에 와서 야경 좀 보는건데.' 하는 생각만 들었다. 낮에 보는 경치도 탁 트여 굉장히 좋았지만, 주위에 높은 빌딩이 거의 없이 혼자만 툭 튀어나와 있으니,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거대한 삿포로의 전경이 펼쳐졌다. 정말 가리는 것 없이 탁.
 적당히 사진 좀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어머니께서 그러셨다. 이렇게 역 근처에다 지어놓으니 우리 같이 지나가던 여행객도 들러볼 수 있고 좋다고. 서울의 남산 타워나 63빌딩 같은 경우는 일부러 거기 가려고 마음 먹어야 갈 수 있는곳 아니겠느냐고. 그럴듯한 지적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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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타워 전망대, T38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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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탁 트였다는 느낌. 광활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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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쪽이 오타루 방면이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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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대학
Boys be ambit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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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구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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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안녕..
 
 공항에 도착하니, 역시 드넓은 국내선 수속 창구를 지나서 구석에 숨어있는(?) 국제선 수속 창구. 짐 검사도 까다롭고, 이것저것 복잡한데, 수속 창구는 몇개 있지도 않으니, 금방 긴 줄이 늘어섰다. 일단 짐을 부치고, 공항 상점들을 구경하며, 기념품 할만한 것도 좀 사고.
 아, 여기서도 실수 한가지. 미리 짐을 부쳐버려서, '액체류'는 살 수가 없는 것이었다. 기내에 수하물로는 반입이 안 되니까. 유명하다는 홋카이도의 요쿠르트와 삿뽀로 맥주를 좀 사려고 했는데. 먹어보긴 했지만, 좀 사 와서 먹으려 했건만. 실수.
 아쉬운대로 치즈랑, 카라멜 같은거 조금 사고서, 출국장에 들어갔다.
 신치토세 공항의 면세점은, 익히 들어온대로, 정말 작다. 진짜 살것이 있다면 국내선쪽 상점가에서 사는게 훨씬 낫다.

 뭐, 이렇게, 3박 4일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정말 많은 아쉬움을 남긴채.
posted by 내껌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아바시리 : 맑음.

 아바시리(網走). '유빙'을 보기 위해 무려 35,000엔(1인당, 왕복)을 들여 날아간 홋카이도의 작은 도시. '세계지리', '지구과학' 시간에나 들어보던 '오호츠크해' 연안에 위치하고 있어, 매년 1~3월이면 유빙이 떠내려 오는 그런 도시다.
 어쩌면 이번 여행은 이 유빙을 보기 위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는 이게 꼭 보고 싶었다.
 '한참 예민했던 나의 사춘기 시절'이라고 회상하곤 하는 중학교 3학년 겨울, 그 속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했던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에서, (2편인 '속 빙점'에서) 주인공인 요코는 유빙을 보다가, 그 유빙이 불타는 듯한 환상을 보게 되고, '죄와 용서'의 의미를 깨닫고는 ('속 빙점'은 대단히 기독교적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는 소설이다.) 그 친어머니를 용서하게 되는,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을 장식하던 것이 바로 유빙이었다.
 실은 때문에, 소설의 주요한 배경이 되는 '아사히카와'를 가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

 각설하고,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면.
 7시 55분 비행기를 예약해 두었기에,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 식사도 못 하고 호텔을 나섰다. (7시부터 식사를 줬다.) 첫날 공항에서의 '안 좋은 추억' 때문에, 여유있게 가자 싶어 나왔더니, 6시의 지하철 첫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삿뽀로는 홋카이도의 주요 관문이면서도, 그 공항(신치토세 공항)은 국제공항, 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단히 국내선, 내국인 이용객 중심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국내선 수속을 밟는데는 상당한 헤맴이 있었다. 데스크 직원이나 보안 검색 요원들도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래도 뭐, 한산한데다, 크게 짐을 들고가거나 하지도 않아서, 도움을 받아가며 금방 수속을 마쳤다.

 45분 정도의 짧은 비행 후에 도착한 아바시리. 정확히는 메만베츠 공항. 여기서 아바시리까지는 버스로 다시 1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위도로 보면 이제 굉장히 북쪽에 올라와 있는 셈이다. 크게 더 춥다거나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좀 광활하달까, 황량하달까.
 연결 버스편으로 아바시리의, '쇄빙 관광선 오로라호' 선착장에 도착하니 9시 50분. 아.. 이런, 9시 30분에 이미 출발했고, 다음 배는 11시라니. 일단 표를 사고는, 선착장 뒤편의 방파제에 구경을 나갔다. 바다에는 그야말로 '얼음 덩어리'가 몇 개 둥둥.. 오기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지구 온난화때문에 점점 관측이 어려워지고..'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얘기가 있을만큼 보기가 힘들다..'는 얘기들이 머리를 스치며.. 고작 저런걸 보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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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호 선착장 뒤편의, 방파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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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제설작업 기구. 옆으로 눈을 쏟아내, 바다에 버리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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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이의 - 둘다 여깃다. - 관광 쇄빙 유람선, 오로라호

 드디어 시간은 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과 함께 오로라호에 올랐다. 그리고 미리 가졌던 아쉬움은 출발한지 불과 얼마되지 않아 사라져버렸다. 그야말로 광활한 유빙밭(?)을 만났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감탄을 하고.
 정말 그건 대단한 장관이었다. 바다가 얼음으로 뒤덮혀 있는 모습은, 굉장히 신기한 장면이었다. 눈 덮힌 바다, 얼음으로 가득한 바다를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또 타고 있는 이 오로라호도. 세계에서 유일한, 관광목적의 쇄빙선이란다. 내가 남극이나 북극에 탐험갈 일이 없는 이상, 타볼 수 없는 배다.
 1시간 반 정도의 탑승 시간은 어느새 끝나고. 금방 다시 선착장. 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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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날아와 포즈를 취해준, 사진을 아는 갈매기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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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몇 조각 떠 있던 조각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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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사진이 바다를 찍은거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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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로 지나가는, 또 한척의 오로라호. 아마 저게 1호 였을꺼다.

 작은, 한적한 도시이긴 하지만, '감옥박물관', '유빙박물관/전망대', '북방민족박물관' 등 볼거리가 꽤 있는 곳이지만. 역시나 우리의 발목을 잡은건 시간. 더구나 당일로 다시 삿뽀로에 돌아가는 무리한 일정을 세웠던 터에, 더욱 시간은 아쉬웠다.
 사실 이게 가능한 일정인지, 이런 식으로 여행한 사람들이 있는지 가기 전에 열심히 찾아봤지만, 당일로 삿뽀로에서 아바시리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은 없는 듯 했다. 원래 내 생각도,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가서, 오후 기차로 삿뽀로까지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그것도 굉장히 무리인 일정이긴 했다. 기차로는 7시간 가까이 걸리는 어마어마한 거리니까. 그리고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 속에서, 7시간을 기차로 이동하는데 허비해 버린다는건 큰 부담이었다. 여행지에서, 그것도 외국, 기차를 타 본다는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뭐 어쨌든 눈 덕분에 일정은 꼬였고, 결국 돌아오는 것도 비행기를 선택하는 무리수를 뒀지만, 오로라호를 타고 내리는 마음에서는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암튼 오후 비행기표를 이미 사둔 상황이라, 비행기 시간에 쫓기며 다닐 수 밖에 없었고, 전망대가 있는 '텐도산'에라도 가볼까, 하는 생각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정말, 아바시리는 내게 오로지 유빙만을 보기 위해 날아간 도시가 되어버렸다.
 아바시리 역으로 돌아가, 근처의 '우미노사토(海の里)'라는 로바다야끼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처럼 앉고, 가운데선 주방장 아저씨가 숯불 위에 석쇠를 올려놓고 즉석에서 게다리, 새우 같은 각종 해물들을 구워주는 운치있는 가게였다. 가격이 부담스러워(4200엔..;) 다른걸 먹었는데 못내 아쉬웠다. 옆에 한 부부가 구이를 시켜서 먹었었는데, '아, 저거 먹을껄..'하고 몇번이나 생각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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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시리 역 근처의, 우미노사토(海の里)

 삿뽀로에 돌아와서는, (내 맘대로) 삿뽀로의 먹거리 3번째, 징기스칸 요리를 먹으러 갔다. '징기스칸 다루마 본점'. 징기스칸 요리는, 양고기를 석쇠에 올려 구워먹는 요리를 말한다.. 라고 가이드북에 써 있었다. 양고기라.. 누린내가 심하다는데, 우리나라 사람 입맛엔 안 맞다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역시 또 가이드북을 믿고서, 굉장히 유명한 집이라 그래서 찾으러 돌아다녔지만, 역시나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여긴데요?' 라는 말을 듣고 놀라 쳐다본 곳은 우리의 예상을 전혀 빗나간, 조그만 골목 안에 들어서 있는 정말 작은 가게. 마치 서울 인사동이나, 종로 피맛골 같은 곳에 있는 맛집의 느낌? 15명 남짓 들어갈까, 싶은 작은 골목의 아주 작은 가게였다. (사실 워낙 장사가 잘 되서, 근처에 크게 분점을 냈다.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었던 아저씨도, 분점을 알려줄까요, 했지만.. 1탄보다 재미있는 2탄없다, 라는 신념으로 굳이 본점을 알려달라 고집했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난생 처음이었지 않을까, 양고기는. 그러나 정말 맛있었다. 요리 자체는 그리 특별할게 없는, 그야말로 숯불 구이. 정말 한국식이다. 사실 설명이 없이 그냥 누가 데려가 고기를 사 주었다면, 돼지고기나 소고기인줄 알았을 정도로. 익히 듣던 '누린내' 같은 것도 전혀 없고. 주위 사람들 눈치를 열심히 봐 가며, 그네들 하는대로 밥을 먹다가 고기를 다 먹고서 남은 밥에 자스민 차를 붓고, 남은 소스를 넣어 후루룩.. 마셨다. 독특하게도 먹지. 뭐, 개운한 마무리가 되긴 했다.
 
 어머니를 호텔에 모셔다 드리고, 아쉬운 마음에 다시 나와서는 정처없이 삿뽀로 시내, 스스키노 일대를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괜히 전차를 타고서는 한 정거장 가서 내리고, 읽지도 못할 책들 구경하러 서점에 들어가보고, 오락실에도 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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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스스키노에 있는, 그 유명한 라멘 골목, 라멘 요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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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스키노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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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시내를 다니는 전차. 괜히 멋있어보여 타서 한 정거장 가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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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무슨 가게인지는 아는 사람은 안다. 

 아.. 이제 짧은 여행도 끝이구나. 
posted by 내껌
2008년 2월 25일, 월요일.
삿포로, 오타루 : 맑음. (오후에 잠깐 눈)
 
오타루 역사(驛舍)의 인상적인 램프모양 장식

 어제의 고생(?)에, 무지 피곤하긴 했지만, 좋은 날씨에 오늘을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원래의 계획은 오늘 아바시리에 가서 유빙을 보려고 했는데, 어제의 폭설로 어젠 기차도, 비행기도 다 운행을 하지 않아서, 아침 일찍 나가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오타루를 구경가기로 했다.
 운하의 도시, '러브레터'의 도시, 낭만의 도시, 오타루. 크으~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지하철로 2정거장 밖에 안 되는 삿뽀로 역까지 그냥 걸었다. 눈으로 그야말로 뒤덮힌, 삿뽀로의 아침.
 
 마침 열차시간이 맞아서, 오타루행 기차에 올랐다.
 가이드 북에, 갈때는 열차 진행방향의 오른편에 앉으면 경치가 좋다고 그래서 오른편에 앉았는데. 왜 그런지 금방 알게됐다. 해안가를 따라 가는 기찻길이었던 것이다. 눈 덮힌 길가와 바로 옆으로 펼쳐진 바닷가. 멋졌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마침 오타루에 도착하니 눈발이 조금씩 흩날렸다.
 
 어떡할까, 하다가 오타루 산책버스 1일권을 샀는데. 좀 편하긴 했지만, 괜히 샀다는 생각을 나중에 했다.
 어쨌든 버스를 타고서, 곧장 운하로 향했다. 사실 여기서부터, 1일권이 좀 아까웠던게.. 그 거리 자체도 '러브레터' 주요 장면 촬영지 중 하난데. 암튼 오타루 운하에 내려서.. 운하 따라 걸으며 사진도 찍고..
 요즘 '한반도 대운하' 공약 때문에 굉장히 말이 많은데, 이 운하는 어쨌든 원래의 '상업적' 목적을 마치고도 관광지로의 목적을 독톡히 수행하고 있군, 하는 생각을 했다. 뭐 그냥 그렇다고. ㅋㅋ
 암튼 눈 쌓인 길을 따라 난 운하, 그리고 그 옆에 사람 키보다 훨씬 긴 고드름을 매달고 있는, 낡은 창고들. (실은 이제는 거의가 카페나 레스토랑 등으로 개조됐지만) 우리 상상속의, 낭만의 시대 19C를 걷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바람의 검심' 등의 애니에 이런 배경이 나왔던 것도 같은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

 운하 옆에 늘어서 있는 창고(였던 건물)
 
눈 덮힌 오타루 운하
 
 러브레터를 굉장히 감명깊게 봤었는데, 나를 홋카이도로 이끌었던 또 하나의 계기가 러브레터였을 정도로.
 러브레터의 주요 촬영지들은 거의가 오타루에 있다. 그 중에, '유리공방'으로 나왔던 오타루 운하 공예관을 발견하고, 들어가 한참 구경을 했다. 유리 공예는 오타루의 또 다른 특산품이라는데, 아기자기한 각종 공예품을 잔뜩 팔고 있었다. 맘에 드는것도 많았지만, 그냥 구경만 하고서 나왔다.
 
러브레터의 주요 장소 중 한 군데, 오타루 운하 공예관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됐는데, 오타루는 또 스시(초밥)로 유명하단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주인공 쇼타의 고향으로도 나올정도로. (별로 근거가 되지 못하나??) 스시거리의 어느 번듯하게 생긴 가게에서 스시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서였는지 한적했지만, 스시는 맛있게 먹었다.
 
쇼타가 만든건 아닐까?
 
 점심 후엔 본격적으로 오타루 시내를 걸으며 상점들을 구경했다.
 지나가다가, 생각지도 않게 왠 '다시마 가게'에 들어갔었는데, 다시마로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만들 수 있을 줄이야. 너무도 친절했던 아주머니 덕분에, 다시마 과자(?) 한봉지 사고.
 빵집, 초콜릿 가게. 나보다 어머니가 더 이것저것 사고 싶어 하셔서, 오히려 말리느라 애 먹었다. ㅋㅋ
 
다시마 가게 천장에 매달려있던 다시마들
 
 예전에,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때 스위스에서 '오르골'이 그렇게나 매력적인 것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는데, 오타루에는 또 일본에서도 유명한 오르골 제조 도시라 기대를 했었는데, 오오.. 역시.
 오타루 역에 내렸을때, 역 안에 있던 관광 안내소에 들어가 우리말로 된 관광 안내 자료들을 얻었었는데, 거기에 '오타루 오르골당'에 대한 광고지 비슷한게 끼어있었는데, 매시 정각에 3호관에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있다고 해서, 시간을 맞춰서 갔더니, 막 연주가 시작한 참이었다.
오타루 오르골당 3호점 안의, 자동 파이프오르간 시연 중
 
 한참 구경을 하다 보니, 오르간 앞에 앉아있는 아저씨는 연주를 하고 계신게 아니었다!!
 안내문에는 그런 얘긴 없었는데, 자동 파이프 오르간이었던 것이다. 종이에 천공식(구멍이 뚫린) 악보 두루마리를 넣으면 그에 맞게 알아서 연주를 해주는, 그런. 이런 의외의 장소에서 이런 아이템을 만나게 될 줄이야!
 19C말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던 자동 연주 악기들. 컴퓨터가 일상이 된 지금에서야 사실 '스스로 연주한다'라는 사실 자체가 신기할 것도 없지만,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신기한 일이었을까.
 그리고는 가게 안 한쪽 구석에 전시된 골동품 오르골을 직접 시연해주는 시간까지. 일본어로만 설명을 해주셔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신기한 오르골들이 정말 많았다.
 
골동품 오르골. 저 판이 돌며 연주가 된다. 환상적인 소리!
 
요건 자동 피아노
 

오르골은 아니지만, 자동 피아노.
천공 두루마리 악보를 넣으면 자동으로 연주된다.
<리스트 -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
 
 텐구야마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오르골당을 비롯한 이런저런 가게들에서 시간을 너무 보낸 덕분에 (^^;) 어느덧 저녁이 되어버렸다. 사실 오타루는 야경이 멋있다고 하는데, 내일 빡빡한 일정 때문에, 그리고 삿뽀로의 게요리를 먹어보기로 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삿뽀로로 돌아왔다.
 삿뽀로역에서 미도리노마도구치(매표소..정도가 될꺼다. 다만 여기서는 JR뿐 아니라 여행상품, 비행기표까지 발권해준다.), 관광 안내소를 왔다갔다 하다가(일본어를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리고 그들이 내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다행히 관광 안내소에는 한국어를 하시는 분이 계셔서 다행이었다.) '트윙클 센터'에 가서 내일 아바시리행 (메만베츠 공항) 왕복 비행기표를 샀다.
 사실 만만치 않은 요금 때문에, 그리고 기껏 가서도 유빙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엄청 고민했었는데 어머니께서 "여기까지 왔는데 못 보더라도 가봐야되지 않겠냐."하셔서 결국. 왕복 티켓을, 1인당 35000엔. 커헉. 짧은 일정에, 그 무리한 곳까지 굳이 가려하니 어쩔 수 없이.
 유빙을 볼 수 있어야 할텐데.
 
 그리곤 나와서, 삿뽀로의 명물이라는 (삿뽀로에 가면 3가지를 꼭 먹어보아야 한단다. : 게요리, 라멘, 그리고 징기스칸 요리 - 양고기 구이) 게요리를 먹으러 스스키노를 한참 헤맸다.
 '에비카니갓센 삿뽀로 본점'(えびかに合戦 札幌本店). 지도를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 가이드북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이건 정말 문제다. 많은 여행객들은 그 지도만 믿고 움직이는데. 현지인들에게 물어봐도, 그 지도론 찾지를 못한다. 덕분에 이 분, 저 분께 물어보며.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일본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특히 길을 물어보는 사람에게. 어떤 아주머니는, 잘 모르겠다며 다른 분께 전화를 해선 인터넷으로 찾아봐 달라고 부탁까지 해 줬다. 결국은 경찰관에게 물어봐서 겨우 찾았지만.
 암튼 이 곳은, 4200엔이면 90분간 마음껏 게를 먹을 수 있는 코스요리(?)를 판매하는 곳. 배가 고파 더 그랬는지 몰라도, 무지 맛있게 먹었다. 90분이라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시계를 안 보고 먹었더니, 10분 남았습니다, 하던 웨이트리스의 말에 허걱! 하며 더욱 열심히 게들을 '해체'했더랬다.)
 '털게'(毛がに)가 역시 맛있었다. 평소에도 게를 무지 좋아하시는 어머니는 '왜 이리 차게해서 준다냐'(나중에 찾아보니, 이 집은 그게 특색이었다.), '손질 좀 해서 주지..'(아마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주는게 아닐까 싶었다.)하셨지만 그래도 대단히 만족스러우셨단다.
 
 내일이면 어느새 관광의 마지막날인데.
 반짝반짝 스스키노의, 삿뽀로의 야경은 여전히 멋있다.
posted by 내껌
 2008년 2월 24일, 일요일.
 서울 : 맑음 (출발 전까지)
 삿포로 : 눈, 눈, 눈. (저녁에는 그침)

 드디어 출발의 날이 밝았다.
 실은 밝기 전에 집을 출발했다. 10시 출발하는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행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8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했고.
 여유있게 무려 7시에 공항에 도착해 버렸지만.

 ... 삿포로 현지의 폭설로 12시 40분으로 출발이 연기되었단다.
 그것도 출발 가능할지는 10시나 되어야 결정된다고. 일찍 들어가서 면세점 구경이나 할랬드만 그것도 안 되고.
 별 수 있나.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려야지.

 다행스럽게도 (이 말을 곧 후회하게 될 줄은 몰랐다.) 10시에, 12시 40분 출발이 확정되고. 대한항공에서 지연 때문에 제공한 식권(?)으로 간단히 아점(요즘은 브런치라 한다지?)을 때우곤 출발- 출발-
 기내식도 맛있게 먹어주고.. 들뜬 마음으로 일정도 정리해보고 했는데.

 이 놈의 폭설은 우리의 출발만 가로 막았던게 아니었다.
 2시간 반으로 예정되었던 비행은, 공항에 착륙을 하지 못해 무려 1시간 반이나 더 길어졌고 (삿포로 상공에서 뱅글뱅글 돌고만 있었다.) 또 그 덕분에 밀렸던 입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좁은 신치토세 공항의 입국 심사대는 엄청난 만원 사례가 벌어졌다.
 테러 이후 일본도 입국 심사를 지문 채취하고, 얼굴 사진 촬영하는 등 꼼꼼하게 바뀌어, 그 시간은 더 길어만지고.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는데만 또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삿뽀로 신치토세 공항에 내려서.. - 어느덧 석양이

 휴, 하고 나왔더니 공항은 출발을 못한 비행기에 발이 묶인 사람들로 인산인해.
 원래 계획은 공항에 도착해 내일 아바시리에 갈 비행기표를 미리 구입하려 했었는데, 그 줄도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gg.
 일단 너무 지쳤기 때문에 'JR 쾌속 에어포트'를 타고 삿포로 시내로 들어가려고 JR역에 갔더니, 이건 또 무슨 줄이란 말인가!!!
 알고보니, 폭설로 기차마저 끊겨서, 복구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말도 안 돼. ㅠ_ㅠ
 그야말로 <짜증+피곤+화+... = xxx> 이었지만. 뭐 어쩌랴.

JR 신치토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줄

 모르겠다, 내 생각 같아선 우리나라에선 이런 일이 있음 항의 소동이 벌어지고.. 할 것 같은데, 거기 있던 사람들은 다만 처음 긴 줄을 보고 놀랄 뿐(사실 생각해보면, 지하철 역에 400m 가량의 줄이 이어져 있는건 좀 놀라운 광경이긴 하다. 그땐 짜증이 먼저 치밀었을 뿐이지만), 다들 묵묵히 줄을 서서 기다렸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통한 '국민성의 차이' 운운해야할지, 아님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당연한 일이라 그랬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짜증스런 가운데서도 그건 좀 신기해 보였다.

 여기서 또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서 삿포로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처음의 계획은 다음날, 아바시리에 JAL의 일본 국내선 비행기로 아바시리에 가서 유빙 구경을 하고, 저녁에는 열차로 삿포로에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비행기는 예약 시도도 못 했었고, 이 날은 전편 결항, 다음날도 미정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알아본 열차편도 이 날은 모두 운행 취소.. 홋카이도 패스를 사려던 계획도 함께 취소. ㅠ_ㅠ)

 원래는 30여분이면 도착하는 '쾌속'이지만, 눈 때문인지 어쨌는지, 모든 역에 다 서는 '보통'이 되어 버려서. 삿포로 도착에 또 1시간 반이나.
 하.. 겨우 삿포로.
 원래는 3시면 호텔에 체크인하고 짐을 두고서 관광을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만.
 호텔에 도착하니 10시도 넘었다.
 (비행기 지연출발 2시간 반 + 착률 지연 1시간 반 + 입국심사 1시간 + 신치토세역에서 대기 1시간 반 + 보통 열차로 삿포로에 도착 1시간 = 계획보다 약 7시간 반 지연.. 흑.)

눈덮힌 삿뽀로 시내 - 만류라멘을 찾아가던 길에

 제대로 저녁도 못 먹고, 아까 역에서 줄 서서 과자랑 음료수로 저녁을 때웠던터라, 아쉬운 마음에 어머니를 모시고 삿포로에서 라멘으로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손 꼽히는 '만류라멘'을 찾아갔다. 헤매고, 직접 안내까지 해 주신 친절한 아주머니를 따라 찾아간 가게에서 라멘과 맥주로 허기진 속을 달래고.
 예전에, 2003년 나의 일본 여행에서 맛 보았던 라멘은 무지 느끼하고 입에 맞지 않았었는데, 이 곳에서 먹어본 '만류라멘'은 굉장히 맛있었다. 배가 고팠던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풍부한 양하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추천에 나도 그렇게 시키긴 했지만, 의외로 맥주와 라멘은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ㅋ
그 유명한 만류라멘 (사실 근처에 지점이 몇군데 더 있다)

 그러곤 호텔에 돌아와 아픈 마음을 달래며 잠 들었다.
 아아.. 눈이여.
posted by 내껌
 어머니와 짧게라도 외국 한번 나갔다오자, 했던데 여름이었는데. 이 일, 저 일로 미루다 겨울이 되어서야, 그마저도 다 지나버린 2월 말에야 홋카이도에 다녀왔다.

 홋카이도로 장소를 정하게 된건 전적으로 나의 강력한 주장 때문에.

 중학교 3학년때였나. 우연히 읽었던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에서 홋카이도에 대한 너무 강렬한 인상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나름 '사춘기'에 내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소설.
 그 외에도, '러브레터' 등 홋카이도의 설원에 대한 소설/영화를 접하면서, 언젠가는 꼭 가보리, 했었으니까.

 뭐, 아무튼. 좀 임박해서 준비한 감이 없지 않았더니, 비행기표 구하는게 쉽지 않아서 여행사의 '자유여행 패키지'를 이용해 다녀오게 되었다. 5, 6일 정도는 가고 싶었는데 역시 자유여행이긴 하지만 패키지다 보니, 3일과 4일. 그리곤 10일이었나. 10일은 개강때문에 안 됐고. 너무 짧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별 수 없지. 4일.

 그나마도 저 자유여행 패키지는 4명이 모여야 출발할 수 있는건데, 나랑 어머니, 2명이서 신청을 했더니 출발 여부도 출발 1주일 전에야 확정되었다. 다른 패키지(가이드가 인솔하는)가 출발하게 되어, 거기에 비행기편을 함께 예약해서.

 암튼,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서, 왕복 비행기표(대한항공)와 3박의 호텔 숙박비(삿포로 시내의, '스스키노 그린 1' : 비지니스 호텔) 포함한 상품료는 1인당 73만원.
 임박해서인 탓도 있겠지만, 직접 알아본 비행기표 값만 75만원쯤 됐었는데.

 그렇게, 2008년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3박 4일간의 짧은 홋카이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posted by 내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