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다는 것.
내게 있어서 그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만유인력 법칙'을 표현한 식이다. 중력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한 식.
F는 중력의, 그 힘의 크기를 나타내며, G는 중력상수(6.67259×10
-11 N·m2·kg
-2
), M과 m은 두 물체의 질량을, 그리고 분모의 r은 두 물체간 거리를 표시한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분모의 r이다.
분모에 거리가 들어가 있으니, r이 줄어들수록, 곧 두 물체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수록 두 물체간 작용하는 힘은 커지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도, 그건 합리적이다.
그리고 이 식은, 비단 만유인력을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두 개체(도시, 국가, 시장..)간의 상호작용을 표현하는데 응용되고 있다.
각설하고, 저런 구조 속에서, 두 물체간의 거리가 점점 줄어들어, 0에 가까워진다면?
곧, r→0 의 극한(lim)을 취한다면?
당연히, F는 무한대(∞)로 발산해 버릴거다. 분모가 0으로 접근하고 있는 형태니까.
물론 그것이 물리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혹은 내가 위에서 언급한 방식의 접근이 타당한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저 식의 과학적 타당성을 논하려는게 아니니까.
나는 저 식을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데 응용해보고자 한다.
곧, 두 사람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힘, 곧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게 커진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내가 즐겨쓰던 비유가 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누가 소리를 지른다해도 나랑은 별 상관이 없다.
그러나, 한 침대에 누워자는 아내/남편이 있다면, 그가 조금만 뒤척여도, 내 잠이 달아나버릴 수 있는거다.
그렇다면, 가까운, 물론 물리적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사람이 생긴다는 사실은 내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는게 되는거다.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거라 본다.
그러나, 내가 소심하다는 것은, 아까 식에 극한을 취한것처럼, 그 영향력이라는 것이 순식간에 어마어마해져 버린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조그마한 반응도, 내게 전달될때는 소리를 지르는 것 만큼이나 강력해진다.
중력상수가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크다고 해야할까.
조금만 기분이 나빠보여도, 마구 걱정이 되고, 내가 뭐 잘못한건 없을까,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일반적으로는 '집착한다'라고 표현하던가?
기분이 나쁜 이유가 나에게 있지 않다라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쨌거나 그는 기분이 나쁜거니까. 역시, 그것을 나더러 풀어달라 요청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거다. 내가 그렇게 느껴버리니까.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좋게만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잘 안다. 살다보면, 아픈 경우도 있을거고, 슬픈일도, 짜증나는 일도 많기 마련이니까. 그걸 나에게 보여주지 않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건 더 무서운 일일 수 있으니.
그래서 생각했다. r을 줄이지 말아야겠다고.
중력상수, G가 남들보다 월등히 크다면, M이나 m은 어쩔 수 없는 부분(질량, 이라는 것은 물체의 고유한 속성이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지.)이니까, r을 키워야 하는거다.
곧, 적당히 가까워져야 하는거다.
아니면 G를 바꿔야하는건데, 곧 내 성격을 개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것 같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지금은 없으니까.